특히 박경귀 시장의 사업 구상을 들은 유족 측이 환영하면서 이후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 시장은 1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영인문학관에서 이어령 선생의 유족대표(배우자 강인숙, 장남 이승무)와 만나 직접 창조관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창조관 조성사업은 유족의 참여가 절대적인 만큼, 유족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추진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이어령 선생님의 저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읽고 처음 접하게 됐다. 이후 선생님을 한국 최고의 ‘지성인’이자 ‘크리에이터’로 존경하게 됐다”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고불 맹사성과 함께, 아산시가 보유한 훌륭한 역사 인물이자 자산이다. 그래서 꼭 기념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어령 선생님은 한 가지 분야로 규명할 수 없을 만큼 활동의 폭이 넓고, 뛰어난 통찰력과 창의성으로 많은 이에게 영감을 줬다. 그래서 사업 방향을 ‘창조관’으로 잡았다”면서 “단순한 기념관이 아니라 선생의 가르침을 공부하는 학술적 기능, 정신적 유산이 담긴 아카이브(기록관), 이를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1억 6000만 원(도비·시비 8000만 원씩)을 들여 창조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은 이달 중 수행사를 정해 6개월 동안 진행되며, 유족 추천 자문위원을 참여시키는 등 유족 측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또 연구용역과 별개로 이어령 선생의 삶과 철학에 대한 연구보고서도 제작해 콘셉트 도출에 활용한다는 게 박 시장의 설명이다.
이 대목에서 박 시장은 “선생님의 자료를 디지털데이터로 전환해 AI 기술을 활용한 ‘AI 이어령’도 가능하다. 가상으로 구현된 선생님을 만나 질문을 던지면, 데이터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 답변을 선생님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며 “그래야 선생님의 정신이 살아있게 된다.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생의 배우자인 강인숙 여사는 “그동안 선생을 학술적 연구 대상으로 접근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시장님의 방향에 공감한다”며 “선생의 강연내용과 대학노트도 보관돼 있다. 아산의 뛰어난 역사·문화적 자산과 연결해 추진하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선생의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아버님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시장님이 말씀하신 ‘가상의 이어령’도 충분히 기술적으로 가능해 보인다”면서 “그동안 여러 기념사업을 제안해 와도 아버님이 생전에 싫어하셨을 것 같으며 거절해 왔는데, 이번 박 시장님의 제안은 아버님도 좋아하셨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한편 영인문학관은 1969년 이어령 선생이 시작한 ‘한국문화연구소’에서 시작해 2001년 개관했으며, 선생이 지난 2022년 2월 작고 전까지 집필활동과 삶을 영위하던 장소다. 현재는 강인숙 여사(전 건국대 교수)가 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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