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 불규칙적으로 열리던 장시는 18세기에 들어와 대체로 닷새에 한 번씩 장이 서는 이른바 오일장의 형태로 열렸는데, 이것이 전통 장시를 이른바 ‘오일장’으로 부르는 이유이다. 18세기 이후 장시는 지역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전문적인 상인은 물론 농민과 몰락한 양반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생계를 잇는 무대가 되었다.
또한 통신과 대중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전통시대에 장시는 상품 거래 외에도 지역민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소이자 각종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놀이와 여가활동의 장소 그리고 재충전을 통해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장소로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충남에서도 내포지역은 역사적으로 물류유통과 교통의 요지인 포구(浦口)에 기대어 장시가 더욱 발달할 수 있었다. 19세기 중반 전국의 장시 현황을 수록한 『임원경제지』에 따르면 오늘날 홍성‧예산‧당진‧서산‧아산 등 가야산과 삽교천 주변의 5개 시군만 해도 43개에 이르는 장시가 열렸다.
43개 장시 중에서 광천장, 예산장, 둔포장은 한때 내포지역을 넘어 충청・서울・경기・전라권에 이르는 광역의 유통망과 시장권을 형성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장시는 1970년대까지도 농촌의 경제 중심지로 역할 하였지만 시장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상품유통 방식이 현대화되면서 대부분의 전통 장시는 상설시장으로 대체되거나 급속히 사라져 갔다.
현재 홍성‧예산‧당진‧서산‧아산 5개 시군에서는 홍성장(1‧6), 광천장(4‧9), 갈산장(3‧8), 예산장(5‧10), 덕산장(4‧9), 삽교장(2‧7), 고덕장(3‧8), 광시장(3‧8), 해미읍성전통시장(5‧10), 당진장(5‧10), 합덕장(1‧6), 둔포장(2‧7) 등 12개 정도만이 전통 장시의 명맥을 잇고 있다.
충청남도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2018년부터 내포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일반 대중에 흥미로운 방식으로 알리기 위하여 ‘가야산․삽교천 문화권 종합조사 연구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가야산․삽교천 문화권의 장시(오일장) 종합조사 최종보고서』와 『오늘이 장날이유, 내포의 장시와 상인들 이야기』는 내포의 불교, 포구, 천주교에 이은 네 번째 연구사업의 성과물이다.
참여연구진들은 전통문화자원으로서 장시(오일장)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내포지역의 전통 장시 및 경제활동과 관련한 역사 기록을 수집․정리했으며, 현재까지 살아있는 장시에 대해서 현장조사 및 상인들과의 면접조사를 통해 장시의 형성과 변천상, 상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하고자 했다.
장시에 대한 문헌기록에서부터 상인들의 구술 자료까지 수록한 『 가야산‧삽교천 문화권의 장시(오일장) 종합조사 최종보고서』는 내포지역 장시에 대한 종합조사 자료집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스토리텔링 총서로 발간한 『오늘이 장날이유, 내포의 장시와 상인들 이야기』는 사라지는 오일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포의 장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자는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도내 주요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홈페이지(www.cihc.or.kr)를 통해서도 열람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