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딱지 구석구석 감자 캐듯 살을 발라 희끗한 내 밥에 얹어 주신 어머니 늦가을 빈 밭 같은 딱지에 보리밥을 채웠다
질그릇 바닥에서 미끄러진 게장국물 호미로 풀을 매듯 숟갈로 긁어서 무심히 밥에 끼얹고 조심스레 비볐다
메마른 입으로 밥을 오물거리며 주름 깊은 눈으로 나를 보던 고운 눈빛
게장을 먹을 때마다 혀끝이 아리다
|이기선| 서산시 해미면 출생.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당선. ⟪시조 생활⟫ 신인문학상, 세계전통시인협회 작품상 수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역임. 시조집 『파리, 날아가다』, 『불꽃놀이가 끝난 뒤』, 『뱀의 환생』, 『폭풍 속의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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