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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하는 이남례 전통한복 대표

충남도민신문 | 기사입력 2023/04/13 [16:30]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하는 이남례 전통한복 대표

충남도민신문 | 입력 : 2023/04/13 [16:30]


‘기회’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다. 

아름다운 전통한복을 만들어내는 우아한 한복 디자이너란 직업과 충남의 명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는 다르게 5평 남짓한 골방에서 평생을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그렇게 한(恨)을 풀어냈다. 절망을 기회로 만들어낸 이남례 명장.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30년 전 삶을 되돌아보면 아직도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고 말한다. 그녀의 삶에 있어 바늘은 어찌 보면 뼈 아픈 가족사를 그대로 관통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한복과의 인연은?

인연은 그리 고상하지 않았어요. 30여 년 전 일상의 흐트러짐이라 할까요. 돌아보니 삶의 아픔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솔직하겠네요. 살아야 했기에 손가락이 굽을 만큼 꿰맸어요. 그렇게 10여 년이 흐르고 한복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겠네요. 갈증에서 시작되었지요. 눈만 뜨면 하는 나의 작업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고 한복의 역사, 변천 과정, 멋 등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한복과 깊은 인연의 끈이 맺어졌다 하겠어요. 서산이라는 작은 공간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전문가를 찾아 서울로 출퇴근하듯 넘나들기를 20여 년, 전국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전통한복의 매력은 어떤 점이 있나요?

한복의 유례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조선이라는 설이 있듯 우리 민족의 태동부터 함께했다는 설이 있지요. 기록으로는 삼국시대의 고구려 벽화에서 찾을 수 있지만요. 그만큼 우리의 생활양식의 변천과 내면에 흐르는 의식의 표현이라고 여겨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점은 우리의 은근함의 표현이라 할까요. 한복에 직선은 없어요. 어깨로 흘러 내려온 저고리의 깃, 어깨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곳의 살짝 파임, 단아한 치마저고리 너머로 비치는 은근한 실루엣 등 부드러운 선에 가려진 은근함이 우리의 매력 아니겠어요. 다향(茶香)에 취하듯 타고 내리는 부드러움과 살며시 가려진 은근함에 빠져버렸지요.

 

# 전통한복 나만의 철학이 있다면?

최근 속상한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지요. 중국에 소개되는 한푸. 마치 한복이 중국의 의상처럼 소개되고 항의하면 슬며시 내리기를 반복하지요. 한복 전문가로서 분노를 넘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답니다. 한복의 퓨전도 반대는 하지 않습니다. 삶의 형태가 변하면 의상도 변해야 하는 거죠. 우리가 옛 성을 복원하고 보전하려고 하는 노력에 비유될 수 있겠네요. 뿌리 없이 시류에 편승하기만 하면 전통은 사라지고 우리의 고유한 멋이 사라질까 두려운 거죠. 저라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철학 아닐까요?

 

# 전통한복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통한복에 대한 사명감에서 찾을 수 있겠지요. 동북공정에 의한 중국의 문화 침탈은 집요하게 이어지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전문가로서 속이 상할 만큼 즉흥적이고 미온적이라 여겨요. 좀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요구되는데 일회성 뉴스거리로 스쳐버리는 경향이 짙어요. 예를 들어 대통령 내외분이 해외 순방을 하는데 한복 두루마기를 걸치고 영부인이 고운 한복으로 화사함을 드러내면 얼마나 한국스럽고 멋스럽겠어요. 사고의 전환이 없이 남이 입으면 안 된다고 성토하면서 정작 우리는 하찮게 여기는 우리를 보며 저라도 붙잡고 가야 한다는 절박감 같은 것이죠. 제가 지켜낸 전통 위에 다양한 형태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이지요.

 

# 그동안 주요활동이 있다면?

명장이 되는 과정은 책으로 엮어내야 할 만큼 수많은 기록의 합이라 하겠어요. 오래 기억되는 경력으로는 전국 기능대회 심사위원 10회, 지방기능경기대회 심사장, 개인전 3회, 단체전 6회, 해외 전시회 2회, 해외 패션쇼 4회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 명장이 되기까지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그때를 생각하면 주마등처럼 아직도 엊그제처럼 느껴져요. 어려서는 아버지 덕분에 넉넉하게 자랐어요. 그때 당시 집에 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면 유복했다고 봐야죠. 결혼 전까지 손에서 물을 안 대고 자랐어요. 결혼하고 얼마 후 갑자기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온 가족이 줄줄이 도산하게 되었어요. 집안 형제들이 명절 때 함께 모일 수 있는 집이 없었다면 말 다 했죠. 애들은 어리고 정말 막막했어요. 살기 위해서 바느질을 시작했다고 봐야죠.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처음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냥 앉아만 있어도 눈물이 주르르 흘렀으니까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었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첫 번째는 충남의 명장을 넘어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하려 합니다. 명예를 위한 도전이 아니고 당면하고 있는 한복의 발전을 위하여 더 큰 역할을 하려면 공인된 자격이 도움이 되겠지요. 권위를 인정받아야 저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후진의 양성 문제입니다. 기능 경기대회의 출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문제입니다. 한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멀어질수록 다급한 것이 전문가의 육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 번째는 충남도립대학교의 평생교육원에서 전통한복 미니어처 수업을 개설하였습니다. 이는 전통한복을 보급하기 위한 역할이며 변화하는 수요자의 욕구 충족을 위하여 보자기 공예를 접목하여 다양한 형태의 우리 문화 발전에 기여 하고자 합니다.

네 번째는 우리의 전통 상례복인 수의 만들기를 통하여 Well dying 과정을 개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다소 먼 계획이지만 한복 체험관을 운영하여 한복의 보급 및 교육은 물론 소품 개발을 통한 상품화(매듭, 목걸이, 색동 구두, 조각보, 쿠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중소벤쳐기업부에서 선정한 백년가게, “전통한복 이남례”를 통한 매출 증대에도 노력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불거진 한복의 동북공정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면 그 선봉에 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가져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매스컴을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한푸, 한복이 자기들의 것이라 우기는 논쟁을 접하곤 하지요. 그때마다 한복은 우리 것이라고 주창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온적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의 관심도 시들해져요. 그래서 최근에는 관내 학교마다 절절한 저의 마음을 편지로 보냈어요. 학생들에게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존 가치에 대한 기본 소양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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