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니 보완하라는 것
[충남도민신문/당진=강봉조 기자] 당진시의회는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함께 추진하려던 음섬포구 갯벌 39만8000㎡(약 12만 평) 친수시설 조성사업 협약체결 변경동의안을 부결시켜 파문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일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조상연)를 열고 시가 가스공사와 함께 당진LNG기지 준설토를 활용해 조성하려는 친수시설 사업을 부결시킨 것이 논란의 정점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준설토 650만 루베가 평택시 매립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자존심은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 물론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당진에 친수시설을 조성하는 것보다 평택 매립지로 준설토를 운반하는 것이 일도 쉽고 비용도 적게 드는 등 반가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2021년 평택시에 땅을 뺏긴 악몽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당진 앞바다에서 퍼 올린 흙 650만 루베를 평택시에 주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김홍장 시장 시절 평택시에 당진 땅(제방) 67만9500㎡를 빼앗겼고 이번에는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민주당 시의원들이 시에서 준설토를 활용해 친수시설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부결시키므로 이대로 간다면 당진 흙을 고스란히 평택에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이런 가운데 가스공사가 일정을 핑게로 평택시로 준설토를 운반한다고 해도 시는 막을 수 없게 됐고 민주당 시의원들이 당진 흙을 가지고 평택 땅을 조성하는 일을 도와주는 꼴이 돼 비난이 쇄도하고 있으며 내년 총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시의회의 결정은 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의회가 당진 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민 편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 별다른 논의가 없다면 650만 루베나 되는 엄청난 양의 당진 흙이 평택시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당진의 준설토가 평택으로 가는 것을 두 눈 뜨고 보면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분개했다.
이밖에 지난 달 시의회는 2000만원을 들여 친수시설에 대해 용역을 주고 법률 자문검토를 받은 결과 1% 지분을 가지고도 이후 가스공사의 처분 및 용도변경 행위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결과를 받았으나 부결 처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진1동 A 씨는 “시 발전을 견인하라고 의원으로 선출했는데 시 발전에 발목을 잡으면 안된다”며 “이번에 부결시킨 것에 대해 민주당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예산 500억 원이 넘어가면 예타 및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예타를 통과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판단해 기존 계획을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집행부에서 시의회와 소통이 부족했던 영향도 있었다”며 “친수시설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만들어 오면 재논의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B 의원은 “시가 진행 사업에 대한 대안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협약체결 변경동의안이 의회에 올라왔으나 불가능 할 때는 기존 동의안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니 보완하라는 것”이라며 “시가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동의안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은 국민의힘 서영훈, 전영옥, 김봉균 의원이고 민주당 조상연, 김명진, 윤명수, 김선호 의원이며 국민의 힘은 전원 찬성, 민주당은 전원 반대해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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