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히 행해지는 퇴직급 선지급 약정 대기업처럼 인사체계가 매우 정밀하게 짜여진 곳이 아닌 한, 요즘도 퇴직금을 선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이에 따라 근로자의 퇴직 후 퇴직금 지급 의무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원칙적으로 퇴직금 선지급 약정은 효력이 없다. 근로기준법 제34조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당사자가 임의로 그 효력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다. 만약, 아무런 제한 없이 ‘퇴직금 선지급’ 약정을 허용하게 된다면, 사실상 모든 근로계약이 퇴직금 선지급을 전제로 체결되어, 근로자가 퇴직금을 지급받는 일은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비록 근로계약체결 당시 퇴직금을 포함하여 임금을 정하였다고 하다라도, 퇴직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퇴직금을 선지급 하였다고 판단되기 위해서는... 대법원은 퇴직금 선지급이 유효하고 이에 따라 사용자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기 위해서는 ➀ 근로계약이 임금과 퇴직금을 분명하게 구별하여 체결되었고, ➁ 미리 정해둔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기 위해, 형식적으로 임금과 퇴직금을 구별한 것이 아니며, ➂ 위와 같은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사용자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급여를 정하였기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보이는데, 실제로 법정에서도 사용자의 위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 퇴직금을 선지급하였다고 인정된다면? 퇴직금 선지급 약정은 무효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을 반환하면서 다시 사용자에게 퇴직금을 청구해야한다. 결국 근로자는 사용자로부터 받아야 할 돈에서 그에게 돌려줘야할 돈을 뺀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받게 된다.(이렇게 받을 돈에서 줄 돈을 빼는 행위를 ‘상계’라고 하는데, 퇴직금의 상계처리는 무한정 허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세부적인 문제기에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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